연구 보고서-상세화면
미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와 한국정치에의 함의

NARS Brief 제174호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과 전문가 간담회
미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와 한국정치에의 함의
- 일 시 : 2026년 7월 20일(목) 오후 2시
- 장 소 : 국회입법조사처 제1세미나실
간담회 주요 내용
정종흠 박사(제네바 대학교)는 「미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와 한국정치에의 함의」를 주제한 발표에서 미국 정치의 전통적 양극화가 이념적 양극화(ideological polarization)였다면, 최근에는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하였다. 정서적 양극화는 유권자가 지지 정당(내집단)에는 강한 호감을, 상대 정당(외집단)에는 강한 비호감을 나타내는 현상을 가리킨다. 정 박사는 정서적 양극화를 상대에 대한 감정을 0에서 100까지 응답하게 하는 감정온도계(feeling thermometer), 사회적 거리, 특성 평가 등의 지표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양당 지지자의 비율은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감정온도계에서 지지 정당에 대한 호감도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상대 정당에 대한 호감도는 급격히 낮아져 정서적 양극화가 1980년대 이래 심화되어 왔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으로 당파적 정렬(partisan sorting)의 심화, 종교·인종과 정당 지지가 결부되는 사회정체성의 수렴, 정파적 매체 확산과 네거티브 캠페인 등 미디어 환경 변화를 제시하였다. 나아가 정서적 양극화가 단순한 감정적 적대감을 넘어 상대 진영 유권자의 정치적 지식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인지적 평가절하로 이어진다고 강조하였다. 이를 매개하는 핵심 고리로 ‘당파적 과신(partisan overconfidence)’을 제시하였다. 이는 개인의 자기과신(self-overconfidence) 성향이 정당 일체감과 결부될 때 자기 진영의 정치지식 수준은 높게, 상대 진영은 낮게 인식하는 경향을 뜻한다.
아울러 참가자에게 5개의 정치지식 문항을 제시하고, 본인의 정답 수와 함께 공화당·민주당 지지층의 예상 정답률을 추정하도록 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양당 지지자 모두 지지정당의 정치지식 수준은 높게, 상대 정당은 낮게 평가하였으며, 자기 진영에 대한 긍정적 편향(‘rewarding copartisans’)이 상대 진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punishing outpartisans’)보다 놉게 나타났다. 정당 일체감과 결부된 개인적 과신이 강할수록 당파적 과신도 강해지는 경향이 함께 확인되었다.
한편, 당파적 과신이 객관적 사실 인식의 편향과도 연결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평균 물가상승률, 바이든 대통령 국정 지지율, 2020년 대선 득표율, 실업률 변화 등 '당파적이지만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문항에 대한 당파적 과신이 강한 응답자일수록 객관적 사실을 자기 정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하면서 당파적 과신이 정서적 양극화의 특성 평가적 측면에서 기존 연구가 간과해 온 새로운 차원을 드러내며, 인지적 차원의 양극화와 결부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 외에 정서적 양극화는 엘리트 수준에서 정책적 타협과 협치를 어렵게 하고, 유권자 수준에서는 선거 결과 불복 등 민주주의 규범을 약화하며, 가족 유대감 약화·고용시장 차별·소비 왜곡 등 비정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였다. 양극화 완화 방안으로는 상대 정당 지지자의 특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민’이라는 공동 정체성을 환기할 때 상대 진영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하였다.
토론에서는 미국의 연구 결과를 한국에 적용하는 데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발표는 한국이 대통령제와 양당체제라는 점에서 미국과 유사하다고 보았으나, 한국에서 꾸준히 제3당의 존재가 두드러져 왔고, 한국이 대통령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과 제도적 조건이 다르다는 반론이 제시되었다. 또한, 미국의 정당 일체감(party identification)과 한국의 정당 지지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정치에 대한 동일한 연구 설계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향후 과제
앞서 보았듯이 미국에서 발전한 정서적 양극화와 당파적 과신 개념을 한국에 적용할 때는 제3당의 출현, 대통령 단임제, 유동적인 정당 지지 등 한국 정치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미국의 정치양극화 분석틀을 직접 적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한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와 당파적 과신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그 형성 원인과 영향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이를 위해 감정온도계, 사회적 거리, 상대 정당 지지자에 대한 특성 평가 등을 활용하되, 정당 일체감과 일시적 정당 지지,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구분하는 연구 설계가 요구되었다. 또한 지역·세대·성별 등 사회적 균열과 정당 지지의 결합, 정치권의 적대적 메시지와 네거티브 선거운동,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미디어 환경이 상대 진영에 대한 감정적 반감과 사실 인식의 편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분석해야 필요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정서적 양극화가 정치적 타협과 협치, 선거 결과의 수용,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향후 입법·정책적 개선방안 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상대 정당 지지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는 정보 제공, 정치적 견해가 다른 시민 간의 접촉과 숙의 확대, 공동체 정체성의 환기 등 양극화 완화 방안이 한국에서도 효과가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정치권의 상호 정당성 인정과 사실에 근거한 정치적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문 의 : 송진미 입법조사관 (정치의회과)
02-6788-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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