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보고서-상세화면
디지털헬스케어의 공공적 활용과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정비 방향

NARS Brief 제152호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전문가 간담회 개최
디지털헬스케어의 공공적 활용과 건강형평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정비 방향
- 일 시 : 2026년 3월 31일(화) 오전 10시
- 장 소 : 국회입법조사처 제3세미나실
간담회 주요 내용
‘디지털 헬스케어’는 보건의료 영역에서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며, 인공지능(AI)·빅데이터·웨어러블 기기 등 IT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의료서비스 등 디지털 헬스케어가 가시화되고 있다. 2025년 1월부터는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2025년 12월, 「의료법」 개정으로 20년 넘게 공전을 거듭해 온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되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또한 제정되어 사회 전 분야에 확산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을 적절하게 규제하고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법·제도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입법 및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디지털기술 확산이 보건의료 이용과 건강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건강형평성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하였다. 참석자들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개발하는 한편, 디지털 기술의 접근성과 활용 역량 측면에서 건강형평성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혜주 교수(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는 「건강형평성 관점에서 디지털기술 도입의 명과 암」을 주제로 관련 연구결과 등을 소개하였다. 건강형평성의 관점에서 디지털헬스케어는 지리적 장벽을 해소함으로써 의료 사각지대를 축소시키고, 만성질환의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맞춤형 건강관리를 통해 개인화된 예방·치료 역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100만 원 미만의 소득수준에서는 인터넷 이용률은 46%에,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은 54.5%에 머무는 등 1차 격차(Access Divide)와 2차 격차(Skill Divide)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기술의 혜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건강 혜택이 불균등하게 가는 3차 격차(Outcome Divide)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교수는 ‘혁신의 역설(Innovation Paradox)’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디지털 전환이 기존의 건강불평등 위에 ‘새로운 층위(new layer)’을 추가하여 격차를 심화시킬 위험이 있고, 가장 필요한 집단이 가장 늦게 혜택을 받게 되는 구조임을 지적하였다.
이에 디지털 건강형평성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① 기술 규제에 형평성을 포함하는 입법적 전환, ② 디지털 건강형평성 지표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와 다부처 협력 거버넌스의 구축, ③ 기술 개발 전주기에 취약계층의 참여 보장과 사회적 안전망 확보를 제시하였다.
백경희 교수(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글로벌 법제 비교를 통한 우리나라의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법적 규제와 적용 방향을 제안하였다. 참고할만한 글로벌 법제 동향으로는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규제법을 제정한 유럽연합(EU)의 AI Act 사례를 들었다. AI Act는 AI 시스템을 최소위험, 제한된 위험, 고위험, 용납할 수 없는 위험으로 4단계로 구분하고 그에 비례하여 차등 규제를 적용하는 위험 기반 접근법(Risk-based approach)이다. 이 중 진단, 예방, 수술, 응급 환자 분류 등 임상적 고위험군에 사용되는 의료 AI 대부분은 ‘고위험’으로 분류되며, 해당 영역은 엄격한 시장 진입 요건과 공급자(Provider), 배포자(Deployer)에게 의무가 부여된다. 일본의 경우, 2019년 산재된 의료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기반인 「의료 분야의 연구 개발을 돕기 위한 익명가공 의료정보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이를 통해 ‘익명화된 의료정보’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의료기관은 환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거부하지 않는 한 데이터 제공이 가능한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채택했다. 최근에는 ‘가명가공 의료정보’를 도입하여 정밀의료 등 연구분야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백교수는 법적 개선 과제로 ① 의료행위의 경계 명확화, ②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활용의 조화, ③ 의료 AI 규제와 글로벌 연대를 제시하였다. 특히 웨어러블 등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임상적 치료와 일상적 건강관리의 경계가 모호해졌으며,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없어, 환자 스스로 기기를 활용하는 자가 모니터링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의료행위의 개념 지표에 대상이 자기자신이 아닌 ‘타인’으로 한정함을 법리적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으며, 질병 진단과 무관하고 신체적 위해성이 없는 자기 주도적 건강관리 영역은 의료법 규제에서 과감히 분리하여 산업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주경 팀장(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은 질병 및 의료이용 정보는 정보 주체 측면에서는 차별과 낙인효과를 초래하는 비가역성·내밀성이 있으며, 보험시장 측면에서는 수익성 있는 상품설계를 위한 핵심 정보라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엄격한 보안관제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김은정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팀)은 AI 의료기기는 새롭게 학습하거나 알고리즘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므로 ‘동적 규제’의 개념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일표 실장(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은 디지털헬스케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인공지능(AI) 윤리 가이드라인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국가 차원의 기준 마련을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보건의료 영역에서도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나, 여전히 지역 간 의료자원과 의료이용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기존 보건의료 정책에서도 건강형평성 관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에 디지털 헬스케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의료취약지와 취약계층에 우선 적용되어 기존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동시에, 의료정보의 비대칭과 접근 격차를 완화하는 공공적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해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향후 보건의료 분야의 AI·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제도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기술 발전이 건강형평성 제고와 지역 간 의료격차 완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입법적 과제를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문 의 : 한진옥 입법조사관 (보건복지여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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