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보고서-상세화면
성차 과학 및 성차 의약학 활성화 정책 토론회

NARS Brief 제151호
국회입법조사처, 남인순 의원, 백혜련 의원, 백선희 의원 공동 토론회 개최
성차 과학 및 성차 의약학 활성화 정책 토론회
- 일 시 : 2026년 3월 24일(화) 오전 10시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토론회 주요 내용
기존 의생명 연구를 비롯한 정부 연구개발은 남성 중심으로 설계되어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특정 성별에서만 나타나는 부작용과 치료 효과 격차가 누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차 과학과 성차 의약학 관점에서 연구개발과 임상 설계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성차 과학 및 성차 의약학 활성화 정책’을 주제로, 바이오헬스 연구개발에서 성차 과학과 성별 특성 데이터의 중요성을 짚고, 정부 연구개발 법제·데이터·AI 인프라 전반에 성별 변수를 내재화하기 위한 방향을 종합적으로 논의하였다.
김태형 대표(바이오넥서스)는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 시대, 국가 R&D를 위한 성차 연구의 AI 전환’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미국 제네시스 미션과 AI Co-Scientist 도입 동향을 소개하며, AI가 가설 생성–실험 설계–데이터 해석을 수행하는 시대에 연구비·GPU 투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기초 데이터의 품질과 구조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RA(Sequence Read Archive) 등 11만여 개 유전체 데이터셋을 분석한 결과, 성별 레이블이 있는 데이터는 6.9%, 실제 분석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별이 구분된 셋은 1.8%에 불과해, 대부분의 기초·전임상 연구가 사실상 ‘성별 블라인드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 해소를 위해 단기(1~2년)에는 법률에 성별 변수와 성차 분석 미수행 시 평가 감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중기(3~4년)에는 성차 분석의 정부 연구개발 선정·평가지표 반영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내 성차 연구 AI 인프라 센터를 설립하며, 장기(5~10년)에는 전 분야 성차 분석을 의무화하고, Sex-Aware AI Bio-R&D의 국제 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문미옥 전문위원(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을 좌장으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김은하 교수(고려대학교)는 뇌신경발달장애 연구 사례를 들어, 수컷 동물에 편중된 전임상 관행이 재현성 위기와 임상 실패를 초래해 왔고, 자폐스펙트럼장애, ADHD, 조현병 등에서 유병률·발병연령의 성비 차이가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성차가 오랫동안 ‘번거로운 변수’로 취급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신기 바이러스 감염 모델에서 수컷 마우스에만 사회성 결핍이 나타나는 결과를 제시하며 특정 성별의 취약성과 다른 성별의 회복력 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모든 환자에게 유효한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양성별 실험은 비용·시간·인력과 인프라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장기 기초연구 프로그램과 지원이 없으면 성차 연구 확대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구본경 단장(기초과학연구원)은 성차 과학을 오가노이드(줄기세포로 만든 미니 장기) 연구에 본격적으로 접목해야 한다면서, 현재 다수의 연구가 공여자 성별만 기록하고 배양 환경의 성별은 고려하지 않는 ‘반쪽 연구’ 상태라고 지적했다. 성호르몬 자극과 호르몬 환경에 따라 오가노이드의 증식·분화, 뉴런 수, 재생능, 면역반응이 달라지므로 공통 장기도 호르몬–환경–성별의 상호작용 속에서 기능이 규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남성과 여성 간 오가노이드 비교만으로는 실제 인체 성차를 재현하기 어렵다며, 남성·여성 유사 배양액을 장기별 최소 기준으로 삼고 동일 공여자 세포를 표준·남성형·여성형 배지에서 병렬 배양·비교하는 국가 차원의 검증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성차 재현성을 높이고 한국이 ‘성차 반영 오가노이드 배양 표준’ 분야를 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선미 교수(충북대학교병원)는 소화기 질환과 바이오헬스 AI 사례를 들어 ‘AI는 성별에 공정한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남성 중심 데이터로 학습된 Gender-blind AI가 여성의 우측 대장암 등 미세병변을 놓치고, 여성의 높은 약물 부작용률과 호르몬 주기를 무시한 분석에서 큰 오차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생물학적 성별을 필수 변수로 입력하고 남녀 알고리즘을 분리 운영하는 성차 반영 AI가 이미 오진 감소, 의료비 절감, 환자 안전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바이오헬스 AI에 성별 특성 데이터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영하 과장(보건복지부)은 이번 토론회가 성차 과학·성차 의약학을 AI·인실리코 임상·오가노이드 등 최신 기술과 결합해 논의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며, 게임 체인저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기획이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성별 특성 반영 원칙을 연구 기획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녹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과학과 달리 의생명 데이터는 여전히 성별 변수가 부족해 메타분석과 AI 학습의 신뢰성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가 가이드라인·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에서 성별을 반영하고 있으나, 한정된 자원 속에서 성차 전용 과제와 제도 내재화를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도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권성훈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은 현행 법제가 성별 특성 반영 원칙을 선언하고 있음에도 연구개발 기획·수행·평가 전 과정에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성별 특성 조항이 부재하고 성별이 위원 성비·통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법에 성별 특성 고려 및 예외 규정을 신설하고, 시행령·표준지침을 통해 공고문·신청서·평가지표·보고서에 성별 검토와 성별 분리 데이터 산출을 명시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보건의료 등 성별에 따른 영향 차이가 큰 분야의 개별 법률에서는 성별 구성·분석 계획과 안전·인증 기준에서 성별 차이 검증을 촉진하는 특화 입법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향후 과제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성차 과학과 성차 의약학이 일회성 담론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정부 연구개발 법제 전반이 성차 분석과 젠더 관점을 자연스럽게 내재화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입법 조사와 정책 제안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과학기술계 현장의 자생적 시도와 AI 기반 성차 연구 인프라 구축 노력이 지속 가능한 국가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논의와 후속 연구를 이어가며 성차 과학 및 성차 의약학의 제도적 활성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문 의 : 권성훈 입법조사관 (과학방송통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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