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보고서-상세화면
배임죄 폐지 논의와 향후 제도 설계 방향

NARS Brief 제150호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전문가 간담회 개최
배임죄 폐지 논의와 향후 제도 설계 방향
- 일 시 : 2026년 3월 19일(금) 오후 3시
- 장 소 : 국회입법조사처 제3세미나실
간담회 주요 내용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은 「배임죄 폐지 논의와 향후 제도 설계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배임죄 폐지 및 개편 논의는 작년 중반 이후 경제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주요 정책 이슈로 부상하였다. 최근 법무부가 배임죄 폐지 또는 전면 개편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상반기 중 관련 입법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진된 상법 개정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전반적인 규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면, 배임죄 폐지 또는 개편 논의는 기업활동과 관련된 형사처벌을 완화·축소하고, 특정 영역은 민사적 책임 중심의 규율로 전환하려는 정책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간 비판받아온 배임죄의 구성요건상 추상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배임죄가 형사 체계에서 수행해 온 기능을 고려할 때, 제도 개편에 따른 규율 공백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개최된 이번 간담회에서는 배임죄 폐지 또는 개편 이후의 제도 설계 방향과 입법·정책적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장진환 부연구위원(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는 배임죄 개편 논의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소개하면서 형사법의 보충성 원칙과 함께 배임죄가 수행해 온 기능 및 대체 규율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책 추진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발표하였다. 장 위원은 배임죄는 재산의 소유와 관리가 분리된 현대 경제구조에서 발생하는 신임관계 위반에 따른 재산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서, 사기죄나 횡령죄와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규율 영역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이는 기업 영역에 한정된 범죄가 아니라 다양한 조직 및 단체에서의 재산관리행위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적 재산범죄라는 점을 설명하였다.
형법에 규정된 배임죄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고 이를 민사적 제재로 완전히 대체하는 방안은, 배임죄가 보호하는 법익이 재산이라는 점과 형법상 재산범죄 체계 내에서 배임죄가 차지하는 기능적 위치를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참석자들은 배임죄의 전면 폐지 방안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관련 법률 전반에 걸친 규율 체계와 적용범위, 제재 수준을 포함한 합리적인 조정 방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였다. 다만, 그 구체적인 개선 방향과 대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배임죄 폐지 또는 개편 이후의 대안 모색과 관련하여, 최근에는 각국의 입법모델에 대한 비교법적 검토가 주요 논의 대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장 위원은 배임죄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결과, 각국은 일반구성요건형(게르만형), 특정 영역별 규율형(프랑스·로마형), 기존 재산범죄 확장형(영미형) 등 다양한 입법모델을 취하고 있으나, 배임죄에 관한 입법모델의 형식적 틀 자체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각 입법모델은 고유한 장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형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임관계 위반에 따른 재산침해 행위는 대부분 형사적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장 위원은 결론적으로는 현행 배임죄와 관련된 문제는 입법 자체보다는 적용 과정에서의 해석과 운용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특정 모델의 도입을 배임죄의 폐지 혹은 개편 논의의 전환점으로 삼기보다는, 우선적으로는 해석론의 구체화를 통해 가벌성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하면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입법적 보완도 함께 검토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향후 과제
배임죄 폐지 또는 개편과 관련한 제도 설계 방향에 대해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형법상 배임죄 구성요건의 구체화 방안, 배임죄의 대체 규율을 특별법 체계로 재구성하는 방안, 경영판단원칙의 명문화 등 여러 입법적 선택지가 논의되고 있다. 향후 제도 개편 논의에서는 이러한 대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합성·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장 위원은 배임죄 구성요건 개선과 관련하여, 주체를 명문화하여 구체화하거나 목적요건을 추가하는 방안, 손해 개념을 현실적 손해로 한정하여 확대 적용을 방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다만, 주체를 구체화하더라도 해석상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목적요건은 이미 판례와 학설이 배임죄의 고의 판단에서 실질적으로 고려해온 것이라, 그 도입이 전적으로 새로운 제한 장치로 기능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최근 배임죄 폐지 이후 대체 규율을 특별법 체계로 재구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토론에 참여한 김선화 팀장(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은 실무상 나타나는 배임행위를 모두 유형화해 특별법으로 분산 규율하는 방식은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김혜미 조사관(법제사법팀)은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처벌 공백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였다.
경영판단원칙의 명문화 방안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되었다. 토론에 참여한 이수진 조사관보(법제사법팀)은 경영판단원칙이 판례를 통해 발전되어 이미 활용되고 있으나,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장 위원은 경영판단원칙은 기본적으로 상법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면책하기 위해 발전된 법리이므로, 이를 형법에서 적용하려면 세부 사항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정부의 정책 추진 동향에 발맞춰 배임죄의 폐지 또는 개편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양한 학계 및 실무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입법례 분석을 바탕으로 균형 있는 정책 대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여러 쟁점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입법적 선택지별 장단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형사법 체계의 정합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에서 관련 입법과제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문 의 : 김혜미 입법조사관 (법제사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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