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선거제도는 다수대표제와 비례대표제의 혼합형이라는 유형적 특징,혼합형이면서 순수비례대표제에 준하는 높은 비례성,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결합한 독특한 의석배분방식 등으로 선거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오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국내에서도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논의와 맞물려 독일선거제도의 도입필요성이 논의되었다. 19대 국회에서는 변형된 형태의 독일선거제도의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독일선거제도가 갖는 학문적 유의미성에 비해 이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독일선거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논의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작성되었으며, 2013년 변경된 독일선거제도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선거제도 개정의 배경, 초과의석과 보정의석모델을 소개하였다.
선거제도의 측면에서 볼 때 2013년 변경된 독일선거제도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독일선거제도에서 나타나는 ‘득표와 의석의 역전현상(negative voting weights)’에 대해 연방헌법재판소는 2008년에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후 4년여의 논쟁 끝에 2013년 개정된 현재의 선거제도가 마련되었고, 새로운 선거제도는 기존과는 구조적으로 다른 의석배분방식을 보인다.
개정된 선거제도는 총의석 598석을 주별 인구수에 따라 16개 주에 할당하고, 초과의석이 발생하거나 특정 정당에서 의석과점이 발생하면, 총의석을 늘리는 방법으로 정당의 득표와 의석의 비례성을 순수비례대표제에 준하도록 조정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방식이 정당의 주별 의석이 득표율에 연동되는 방식이었다면, 개정된 방식은 주별 의석이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분리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라할 수 있다. 기존의 선거제도에서는 의석산정이 주별 연계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의석이 득표와 의석의 역전현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개정된 선거제도에서는 주별로 독립적 의석배분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득표와 의석의 역전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무엇보다 개정된 선거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보정의석(compensation seats)을 배분한다는 점이다. 특정 정당에서 득표 대비 의석이 과대대표된 경우, 보정의석을 통해 득표와 의석의 불균형이 교정된다. 따라서 개정된 선거제도의 보정의석방식은 득표와 의석점유의 공정성을 높이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개정된 선거제도의 단점은 의원정수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선거 때마다 초과의석과 보정의석이 발생하므로 의원정수가 늘어나고, 그 증가폭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보정의석은 초과의석의 규모에 비례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간 의석비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의원정수의 유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개정된 독일선거제도에서는 보정의석 외에도 지역구 선배분방식이 사용된다. 지역구 선배분방식은 보정의석모델을 적용한 후 늘어난 의석을 주별로 재배분할 때 초과의석이 다시 나타나면, 초과의석이 발생한 정당의 지역구의석을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의석을 다른 정당에 비례배분하는 방식이다.
2013년 변경된 독일선거제도는 기존의 제도적 모순인 득표와 의석의 역전문제를 해결하고 비례성이 최대화되도록 설계되었지만, 의원정수가 불규칙하게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독일선거제도에 대한 평가는 어떤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가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의원정수의 안정성(stability)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보정의석모델은 수용되기 어려운 제도이다. 그러나 의석배분의 공정성(fairness)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제도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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